철도

철도 지하화 공약

교통잡설 2018. 6. 10. 12:00

지방 선거 앞두고...

공약 중에 철도 지하화(특히 수도권 전철 1호선)가 상당히 많이 보인다.

정말 空約이다.


국내에서 지하화한 사례가 있나 살펴보면...

경의 중앙선 용산-디지털미디어시티 구간인데...

옛날에 용산선이라 불리던 곳이다.

거기는 지하화가 가능했던 것이...

단선철로에 열차가 거의 다니지 않았고 신설하는 선로도 복선으로 끝났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런데 수도권 전철 1호선 구간은 과연 지하화가 가능한가?

가장 말이 많은 서울역-구로역 구간은 기본적으로 3복선(선로가 6개)이라 노반폭도 엄청나게 넓은데다가...

서울역, 용산역, 영등포역은 분기된 선로도 엄청 많다.

경인선도 복복선이고 인근에 공장과 연결된 선로도 해결해야하며...

용산-노량진 구간은 한강이라는 지형을 극복해야한다.

그리고 지하에 매설되어 있는 수많은 시설들은 또 어떻게 할 것이며...

그걸 피해 엄청나게 깊게 파면 지상으로 올라오는 시간이 길어서 이용객에게 상당한 불편을 주게 된다.(서울역 공항철도 생각해보면 된다.)

또 고속열차, 일반열차, 통근전철, 화물열차 등 열차 운행이 빈번하여 선로용량이 포화상태인 곳인데...

그 아래를 굴착해야하므로 공사가 더 어렵다.

그리고 차후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서울, 용산역인데...

지하에 있으면 증가하는 수요에도 대응이 어렵다.

그리고 지하화할 경우 디젤차량은 진입조차 어려울 가능성도 생긴다.

물론 환기 시설을 갖추면 된다고 하지만...

환풍구 크기가 꽤나 크고 개수가 많을텐데 그에 대한 민원은 또 어떻게 할 것인지 궁금하다.

또 사고가 났을 때 대처도 어렵다.

특히 화재사고라면 더더욱 그렇다.

결국 국가의 가장 큰 간선 철도의 목을 조르는 형태가 된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가 공사비인데...

KTX 경부선 전체 공사비용과 거의 맞먹는 수준이라고 한다.

혹자는 지하화한 이후 그 위의 부지를 팔면 공사비 보전이 된다고 하는데...

지자체장의 공약으로는 그걸 공원화하겠다는데 무슨 공사비 보전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지하에 철도가 지나가는 땅에는 뭘 짓기도 어렵다.

저층 건물이나 가능하려나...

결국 투입되는 비용과 그걸로 얻는 편익을 비교해보면...

지하화해서 얻는 편익이 압도적으로 크다고 말하기가 어렵다.


굳이 선로 위에 공원을 만들려면...

노반폭이 좁고 인근에 주택밀집지역이 있는 곳만 골라서...

선로 위를 덮은 다음(동대구역 선상역사처럼) 그 위에 공원을 조성하는 게 더 효율적이다.


세금이 자기돈 아니라서 이것저것 막 던져서 그런가?

진정 실현 가능한 일을 공약(公約)으로 만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