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전시대비, 환경문제 모두 만족하는 신형 디젤기관차 도입의 필요성

교통잡설 2019. 4. 7. 12:00

신형 디젤기관차 7600호대가 도입된지 얼마되지도 않았는데...

뭔 개소리인가 싶겠지만...

실제로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몇년전부터 정치권 쪽에서도 나오는 모양이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015&aid=0003829771

 

안보 불안한데… 디젤기관차가 부족하다

노후차 폐차돼도 신규 발주 안 돼 올해 말 전시 대비 수량 못 미쳐 친환경 기관차 도입도 시급 [ 안대규 기자 ] 안보 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전시 등 비상상황에 가동해야 할 디젤기관

news.naver.com

 

 

사실 철도차량이라는 게 관리만 잘하면 계속 쓸 수 있기는한데...

그렇게 잘 관리한다면 위 기사에서처럼 안보 문제에도 대응이 되겠지만...

문제는 환경문제가 동시에 대두되면서 디젤기관차 사용에 대해서 꽤나 민감해졌다는 거다.

그래서 구모델인 7100~7500호대 특대형 기관차를 계속 쓰기에 부담이 되는 상황이 왔다는 것...

 

최신 7600호대가 GE의 수출형 모델로 나름 국제 환경 기준에 맞춰서 나온 차량이라고 하지만...

원래 디젤기관차 자체가 환경과는 거리가 있는 물건인데다가...

7600호대가 현장에서 레일을 갉아먹는 문제로 딱히 좋은 평가를 못받고 있으며...

양쪽 운전대 차량이라 화물 입환에는 좀 불리한 면이 있어서...

안보 문제... 즉, 전시상황이라는 걸 가정했을 때에 언제 어디서나 다용도로 활용하기에 약간 어려움이 있을 수 있어 보인다.

그렇다면 어떤 요건을 충족해야할까?

 

우선 미국 디젤기관차의 발전 과정을 좀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1940~50년대 증기기관차와 함께 디젤기관차가 사용되던 시절...

디젤기관차의 경우 본선용 기관차와 입환용 기관차가 명확히 나뉘어 있었다.

본선용 기관차는 일명 개코기관차라 불리는 E8, E9, F3, F7같은 기관차들이었고..

이들은 모두 Carbody형태로 전방 시야만 좋게 만들어져 있었다.(우리나라 7000호대와 비슷)

입환용 기관차는 그와 반대로 전후방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운전실을 한 쪽 끝으로 옮기고 엔진룸을 약간 낮게 설치하여 시야를 확보했는데...

SW8을 비롯한 수많은 Switcher들이 해당된다.(우리나라 2000호대, 2100호대, 4400호대)

 

그러다가 Roadswitcher라는 개념이 새로 생기게 되는데..

본선용, 입환용 구분없이 본선, 입환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차량을 만들 게 된 것이다.

미국 ALCO에서 RS-1을 시작으로 GE, EMD 등에서도 Roadswitcher를 만들기 시작했는데...

이 로드 스위처의 특징이...

바로 '후드 유닛(Hood Unit)'을 채용했다는 점이다.

후드 유닛은 엔진룸을 좁게 만들어서 그 양옆으로 난간을 만들고 그 좁아진 엔진룸 공간만큼 후방 시야를 확보하는 형태를 말하는데...

우리나라 특대형 기관차도 바로 로드 스위처에 해당한다.

 

엔진룸 때문에 후방시야가 안좋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어찌됐던 후방 운전도 1개 운전실로 가능하고...

특히 Carbody형태에 비해서 입환에 유리하기 때문에...

미국의 화물 철도 회사에서 사용하는 거의 대부분의 기관차들이 후드 유닛을 채용한 로드 스위처이다.

 

이 로드 스위처도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발전하는데...

가장 먼저 나온 게 High Nose(또는 High Hood라고도 불림)

그 다음으로 전방 시야를 확보한 형태가 Low Nose(또는 Low Hood 또는 Standard Cab이라 불림)

Low Nose에서 충돌 안전성과 전방 시야을 좀더 확보한 광폭 운전대 차량... 즉, Safety Cab을 채용한 것이 최근의 미국 디젤 기관차이다.

시야가 불량한 High Nose를 개조하기도 하는데 그건 Chop Nose라고도 부르기도 한다.

우리나라 차량의 경우...

3000, 3100, 3200, 4000, 4100, 4300, 5000, 6000호대가 High Nose...

4200, 6100, 6200, 6350, 구7000(추후 6300호대로 개번), 특대형이 Low Nose...

국내에는 아직 Safety Cab차량은 없다.

 

7600호대는 양쪽 운전대이긴 하지만...

후방 시야가 확보가 안되는 형태라서 입환용으로 쓰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결국 로드스위처라기 보다는 그냥 본선용 기관차에 가깝다는 이야기...

결국 본선, 입환용을 한대의 차량으로 운용하는 게 필요한 전시 대비용 기관차에서는...

무조건 후드 유닛을 채용해야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해외에서 사용중인 차종을 살펴보면...

후드유닛을 채용하고 환경 기준까지 충족하는 건... 

GE의 Evolution Series가 대표적이긴 한데...

북미지역에서 운용중인 차량은 차고가 너무 높아서 현지 사양 그대로 국내에서 사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

GE Evolution Series중에 ET44AC의 경우 높이가 16피트 1인치라고 나오는데...

대략 4.9미터 정도되는터라... 국내 전차선 높이인 약 5~5.2m에 너무 가깝다.

당연 이 시리즈에도 차고가 낮은 수출용이 있고...

해외에 수출 실적도 있다.

그런데 미국내수용이 정말 멋진 반면에 수출용은 정말 못생겼다.(-.-;;;;)

 

en.wikipedia.org/wiki/GE_Evolution_Series

 

GE Evolution Series - Wikipedia

SpecificationsConfiguration:​ • AARC-C (ES40DC, ES44DC,[1] ES44AC,[2] ES58ACi, ES59ACi)A1A-A1A (ES44C4[3]) • UICCo′Co′ (ES30ACi, ES40DC, ES44DC, ES44AC, ES44DCi, ES44ACi, ES58ACi, ES59ACi, ET44AC), (A1A)(A1A) (ES44C4, ET44C4) • Commonweal

en.wikipedia.org

 

 

국내 박스형 기관차에는 후방시야 때문에 보조주간제어기가 있기도 하지만...

그걸로 다 될 것 같으면 입환용 기관차는 뭣하러 있겠는가?

결국 로드 스위처로서의 기능, 환경문제, 기관사의 운전 편의성, 충돌 안전성까지 고려한다면...

미국의 Safety Cab을 채용한 기관차와 비슷한 물건을 도입하는 게 좋을 것 같다.

후방 운전도 고려하기 때문에 ㄱ자형태의 운전대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인데...

일본의 DE10기관차의 경우는 운전대가 아예 ㅡ자 형태로 항상 옆으로 앉아야 하는 경우도 있어서...

그거에 비하면 미국 디젤기관차의 운전대는 좀 더 나은 편이라고 할 수 있겠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7600호대 도입할 때 동일 차종(GE Powerhaul)의 파생형인 영국의 Class 70형처럼...

엔진룸을 좁히고 난간을 설치하는 형식으로 도입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그렇게 하면 운전실 뒤에 쪽창을 하나 만들 수 있게 되는데...

입환 전용기에 비하면 부족하지만 그래도 운전실 1개로 입환이 가능한 형태가 되기 때문이다.

또 정비할 때에도 좀 더 좋은 소리가 나왔을 듯 하고...
단순히 본선용만 고려한다면...

전면 시야가 좋고 운전대 방향이 딱 정면으로 향해서 운전 편의성이 좋은 박스형의 기관차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본선 운행과 입환까지 고려한 로드 스위처로서 역할을 고려하다보니...

이런 이야기가 나오게 된 것이다.

추후 도입할 디젤기관차에서는 위에서 언급한 부분들이 충분히 검토되길 기대한다.